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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 찾아온 고향길(김문응 작사 정민섭 작곡/1967 비엔나레코드 제작 성음 발매 VLP-701)..산비탈 초가집에 소복히 살던 아~ 고향 길에 진눈개비 날리네~

고향모정 2023. 11. 29. 18:49

 2017.01.30

==>房題에 적은 레코드 제작년도가 잘못 表記되었군요. 1966년이 아니고 1967년입니다.

 

그때의 겨울은 왜 그렇게 추웠는지요?

영남알프스 峻嶺(준령), 해발 1,033 미터 높이 高獻山(고헌산)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얼음칼이 되어 門風紙를 자르며 날 선 바늘로 우리를 찌르던 그 겨울날을 나는 지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달 없고 별 마저 없어 흐린 칠흑 같은 어두운 그믐밤이 이른 저녁 부터 찾아오면, 저고리 위 포켓에 코닦기 손수건을 단 너는 볏집불, 나는 관솔불 조심스레 들고 허둥지둥 갈가지(개호주;'호랑이 어린 새끼'의 경주 울산 지방 방언) 우는 소리 무서워 오들오들 떨면서 숨 넘어갈 듯이 집으로 달음박질해 왔지요.

그래서 놀란 가슴 그대로 귀를 막고 일찍 이불을 둘러쓰고 자고 있다가, 오밤중에 배탈이 나서 급하게 마당을 가로질러 헛간 옆, 밖이 훤하니 보이게 트인 변소에 가는 것이 무서워 요강에 변을 보려다가 대변만은 요강에 누면 안 된다는 할머니의 무서운 말씀 때문에 죽을 각오로 窓戶門을 열고 몇 걸음 마당으로 나섰다가, 몰아치는 朔風(삭풍)에 나무가지들이 부딪치는 소리에 실려 들려오는 산짐승 우우~ 우는 울음소리에 놀라 그만 그 자리에서 발이 얼어붙어 버렸던 幼年(유년)의 기억이 새삼스럽던 그 자리...

 

 네 살짜리 書童(서동)이 千字文을 끝까지 앞으로, 뒤로 마음대로 줄줄 暗記하고 明心寶鑑을 읽던 여섯 살짜리가 된 이후, 열 살배기 국민학교 3학년이 되던 그때까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그 草家이엉 옛집은 이미 오래 전에 헐려버리고 대신 근사한 양옥집이 들어선 내 幼年의 집터 위에서 나는 갑자기 이 노래를 떠올렸습니다.

“타향살이 십년만에 찾아온 고향, 門前沃畓 메마르고 雜草만 우거졌네..

산비탈 초가집에 소복히 살던  아~ 고향길에 진눈개비 날리네~“....

 

 정월 초하루를 건너뛰고 난 뒤 초이틑 날 찾아간 고향집에서, 나는 茫然(망연)히 옛날 생각에 잠겨 왠지 알지 못할 서러움에 가슴 저릿~, 50년도 훨씬 더 지난 그날의 삭풍과 여우거나 갈가지로 생각했던 삵 울음소리를 幻聽으로 들으며 “九야~!”... 주무시다 깨 벌떡 일어나셔서 慌忙(황망) 중에 내 이름을 부르시며 벌컥 창호문을 열어 제치시던 할머니의 놀란 그 목소리에 安堵(안도)하는 예닐곱 살의 “바지에 변을 지린 나”를 봅니다.

 

李庭玟 - 찾아온 故鄕길 

作詞-金文應/作曲-鄭民燮

1967 비엔나 VLP 701 : '단벌紳士/어느 女人에게'  

 

1.

타향살이 십년만에 찾아온 고향

문전옥답 메마르고 잡초만 우거졌네

산비탈 초가집에 소복히 살던 

아~ 고향길에 진눈개비 날리네

 

2.

벼려고 벼르다가 찾아온 고향

외양간에 얼룩소는 어디로 팔려갔나

그토록 비 오기만 기다리더니

아~ 고향길에 진눈개비 날리네

 

(1967 비엔나레코드 제작,성음 발매 VLP-701) 이정민, 김상희,낸시리

3인 스플릿앨범  [作曲家 鄭民燮 專屬記念 第一彈!]

 

Side 1

1. 찾아온 고향 (이정민)

2. 어느 여인에게 (이정민)

3. 남으로 가는 길 (이정민)

4. 추억의 벤취 (이정민)

5. 어머니 (이정민)

6. 북에서 왔우다 (이정민)

 

Side 2

1. 단벌신사 (김상희)

2. 더벅머리 청년 (김상희)

3. 기다리고 있어요 (김상희)

4. 생각해 보겠어요 (낸시리)

5. 회상 (낸시리)

6. 너무나 멀고 먼 곳 (낸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