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30
사랑은
- 정규남(丁奎南)
1966년 [現代文學]誌 發表作
사랑한다는 것은
公園 午後의 벤치에 홀로 앉아
낙엽이 지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다。
밤이 나리는 창가,
멜로디 소리가 가늘게 퍼지는
너의 音聲이
사랑처럼 가슴에 젖어오는 時間
사랑이란,
흐르는 구름 。
아니면
山 그늘。
그늘이 아니면
나를 보는 눈。
눈에는
꽃 지는 소리
강물이 흐른다。
사랑한다는 것은
눈이 나리는 하얀 창가에 기대어
눈이 오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다。
아아! 사랑은
나를 보는 눈。
정규남(丁奎南)
시인 (1937~ 1987)
서라벌 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37년 전남 무안에서 출생했다. 목포고교를 거쳐 서라벌 예대 문예창작과를 1958년에 졸업했다.
학생 시절 <학원>, 목포고의 <시와 산문> 동인으로 활동하며 학생 시인으로 활약했다. 1950년대 초 학생의 신분이었을 때, 시 「영원한 별」로 대통령상을, 「창에 기대어」로 1955년 제2회 학원문학상을 받았다. 이후 1966년 시 「내 가슴에 피는 꽃은」, 「사랑은」, 「머리칼 하나」 등이 서정주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1957년 《창작문학》 주간, 1958년 <목포문학회> 창립 회원, 1959년 목포 간호여고 교사, 1960년 《목포문학》 발간인, 1963년 학생자치신문사 사장 겸 주필, 1966년 《월간문학》 발행인 겸 주간을 지냈다. 제일상사 사장, 목포택시합명회사 사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단테가 그리는 구원의 여인상 베아트리체를 통해 자신의 영성적 자각과 시탐구의 의지를 드러낸다. 그로인해 주로 戀詩 계열의 낭만적이고, 主情的인 작품을 써왔다. 詩 「桃英城」은 이런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환상 속의 베아트리체를 현실의 자각적 분신으로 현현(顯現)시키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시집으로는 3인 시집인 『생명의 장』(민성문화사, 1955)과 『허공에 머리칼 하나』(항도출판사, 1959)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