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블로그에서 옮겨온 노래 이야기

김일홍 - 커피 한 잔 합시다 (田友 작사, 金虎吉 작곡/1968. 맘모스 ML-12702)..김 선생, 이 선생 덧뱃장에 집식구만 골탕 먹네

고향모정 2023. 12. 20. 17:54

2018.01.16

 

*주간경향에 실린 다방 기사 

1969년 3월 23일 발행, 주간경향(통권 18호) 기사 내용

 

"세계에서 한국처럼 다방이 많은 나라는 없다고 한다. 별로 명예롭지 못한 한국의 이 현실의 원인근인(原因近因)은 여러 가지이겠으나 분명한 것은 이 전혀 소비적이고 비생산적인 다방이라는 장소가 계속 성업(盛業) 팽창일로라는 사실.

작년도의 정부 집계를 보면 그 수가 전국에 3천2백73개소, 그 절반 가량인 1천4백42개소가 서울에 집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름도 가지가지. 다음에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이 숱한 다방들의 간판을 이모저모로 분석하여 흥미 있는 그 이면의 파노라마를 부각시킨다." [편집자]

 

도대체 커피 한 잔 가격이 얼마였길레 이런 노래 가사가..... 주간경향 1부 가격이 당시 돈으로 20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김일홍 - 커피 한 잔 합시다

田友 작사 / 金虎吉 작곡

(1968. 맘모스 ML-12702)..

 

1.

여보세요 金 마담 나를 좀 보소

모닝커피 한 잔, 한 잔 합시다

쌀 두 되 더도 넘는 세 식구의 하루 쌀값

李 선생 *덧뱃장에 집식구만 골탕 먹네

 

2.

여보세요 李 마담 나를 좀 보소

冷커피 한 잔, 한 잔 합시다

구공탄 열 개 넘는 세 식구의 닷새 쌀값

金 선생 *덧뱃장에 집식구만 골탕 먹네

 

요즘도 이런 男子들 참 많죠?..

약간의 바람기에 허세 부리기 좋아하는 남편을 둔 와이프(그때는 '집식구'라는 말을 썼나 봅니다)는

남편이 집 밖에만 나가면 언제나 안절부절, 坐不安席입니다.

팍팍한 수입에 올망졸망 딸린 아이들과 집식구(그렇지요. 먹을 食 입 口.. 아내는 이런 존잽니다.)를 생각하는

보통의 善良한 男便들이라면 저렇게 비싼 커피(모닝커피, 특히 냉커피가 많이 비싸군요.)를 다방 마담에게

"마셔달라~, 제발 내 커피 좀 마셔줘..." 라고 하는 짓(행동이 아닙니다. 뻘짓~)을 할 수가 있을까요?....

 

노래는 그 시절을 산 사람들의 살아있는 日記帳입니다.

感覺的이면서도 詩的 感性으로 탁월한 歌詞를 쓰신 '노래言語의 鍊金術師인 田友 선생님'이 작사한

이 노래를 들으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김 선생, 이 선생 덧뱃장에 집식구만 골탕 먹네'...

이 노래 때문에 다시 우리말 공부!

"덧뱃장"은 실은 "똥배짱"으로 썼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표현이지만, 醇化(순화)된 말로 바꾸다보니 저라도

저렇게 쓸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순우리말)똥배짱; 허투루 부리는 배짱. 또는, 아무 쓰잘 데 없는 배짱.

-[접사] 거듭’ 또는 ‘겹쳐’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배짱[명사] 1. 마음속으로 다져 먹은 생각이나 태도, 2. 조금도 굽히지 아니하고 버티어 나가는 성품이나 태도

 

(1968.04.01 맘모스 ML-12702)

영화 '엄마기생'주제가 '사랑의 길'(심수경)

 

1. 사랑의 길 (심수경)
2. 어머님 안심해요 (이은희)
3. 흘러가는 인생 (선우영)
4. 담배연기 부르스 (선우영)
5. 바람아 불어라 (김택모)
6. 오빠는 바람쟁이 (이은희)

 

1. 사랑아 너만 가고 (최현)
2. 태양의 파편 (최현)
3. 언제나 님을 따라 (박가연)
4. 그네줄 사랑 (박가연)
5. 산장의 엘레지 (배호)
6. 커피 한잔 합시다 (김일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