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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 전문..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BGM) Lily Allen- Fuck You

고향모정 2025. 1. 20. 23:07

2018.02.07

 

최영미 시인의 詩 '怪物(괴물)' 全文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몇년 뒤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이 교활한 늙은이야!”

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박고 나는 도망쳤다

En이 내게 맥주잔이라도 던지면

새로 산 검정색 조끼가 더러워질까봐

코트자락 휘날리며 마포의 음식점을 나왔는데,

 

100권의 시집을 펴낸

“En은 수도꼭지야틀면 나오거든

그런데 그 물은 똥물이지 뭐니

(우리끼리 있을 때그를 씹은 소설가 박 선생도

En의 몸집이 커져 괴물이 되자 입을 다물었다

 

자기들이 먹는 물이 똥물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대중들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괴물을 키운 뒤에 어떻게

괴물을 잡아야 하나

 

ㅡ 2017년 황해문화 겨울호

 

최 시인은 “노벨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벨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라고 말했고 네티즌들은 문제 인물로 추정되는 시인의 실명을 언급하며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 시인은 “이 시는 문단의 거짓 영웅에 대한 풍자시”라며 말을 아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0206500134&wlog_tag3=naver#csidxd199dbde6646e419e9ed041b8ee78eb

(위 그림은 MARUMARU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