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블로그에서 옮겨온 노래 이야기

진송남- 고향으로 내려가야지(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1967 지구 LM-120205)..내일은 다시 밤차 타고 고향으로 내려가야지.

고향모정 2023. 9. 26. 23:21

진송남- 고향으로 내려가야지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1967 지구 LM-120205

 

1.

밤비에 젖어가는 서울 거리를

갈 곳 없는 나그네의 마음은 아파

정든 마을 내 고향을 떠나올 때 붙잡던

부모형제 마을 사람 못 견디게 보고파

내일은 다시 밤차 타고 고향으로 내려가야지

 

2.

비안개 자욱하게 흐른 거리를

지향 없는 나그네의 가슴이 아파

정든 마을 내 고향을 떠나올 때 붙잡던

첫사랑의 그 사람이 애타도록 보고파

내일은 다시 밤차 타고 고향으로 내려가야지

 

 

<2014.09.07>  -내일은 다시 밤차 타고 고향으로 내려가야지~

 

아직 보릿고개의 배고픈 현실에, 내 살던 농촌 고향을 버리고 엘도라도의 도시

서울로 상경한 이 땅의 무수한 젊은 처녀총각들이 공장으로 가정집 식모로,

공순이 공돌이, 식순이라 불리며 살아가야했던 1960년대 중후반인 1967년에 나온

이 노래는, 명절 귀향을 앞에 두고 지금의 고단하고 팍팍한 삶에 짓눌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당장 고향으로 가고 싶건만 정작 고향에는 가지 못하는 그들의 처지를

눈물겹도록 리얼하게 그린 바로 그런 노래라 할 수가 있겠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마는 19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명절을 앞둔

이맘때쯤이면 귀향전쟁이니 뭐니 하면서 서울역, 강남터미널에는 기차 고속버스

예매행렬이 밤을 새워 줄을 섰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벌써 아득한 옛날이야기,

빛바랜 기록으로 도록(圖錄) 저 편~ 기억의 심연 속으로 가라앉아버리고 말았으니

여러분!... “그때를 아십니까?”.

 

사람의 마음이란 참 이상합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다가도 무슨 명절이다,

특별한 날이다.. 라는 그 ‘유별남’ 때문에 현재형으로만 내달리던 일상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허리를 펴고 쉴 자리를 찾아 비로소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사유(思惟)하고 좋은 인연을 기억하며 나아가 지나간 추억 속의

아름다운 한순간에 침잠(沈潛)하는 좋은 버릇이 있으니, 옛날 조상님들이 일년에

딱 두 번 물려주신 “조금 쉬었다 가~!” 라는 달콤한 이 선물에는 무한감사를

해야 하겠지요...

(그래서 나는 조상님께 차례상, 명절제사는 필히....)

 

세월이 정말 빨리도 갑니다.

부산에는 여름 끝 무렵, 늦더위 대신 세상에나~ 이렇게나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예전에는 미처 보지 못한 체 바로 가을로...

늘상 넋두리처럼 하던 말이지만 올해는 제대로 여름다운 여름을 겪어보지도 못하고

벌써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오발탄(誤發彈)을 쓴 作家 이범선(李範宣)은,

‘하루가 또 흘러간다. 진정 인생이란 흘러가는 것.’ 이라더라만 나의 아포리즘은

이렇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문 밖을 나서지 않으면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자, 이제 곧 며칠 뒤면 음주 뒤의 서늘한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의 그 서슬 퍼런

검문소 바리게이트도, 그 어떤 장애물이나 물리적인 강제(强制)도 없는 곳..,

내 사랑하는 부모님과 일가친척이 살고 있는 바로 그곳 고향땅에서 정말 달콤한 휴식을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슬슬 다시 (밤)차를 타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준비를 해야겠지요’....

 

1967 지구 LM-120205 박춘석 작곡집
남진 영화주연 기념반

1. 우수 (남진)
2. 마음이 고와야지 (남진)
3. 만종 (남진)
4. 코스모스 연가 (문주란)
5. 고향으로 내려가야지 (진송남)
6. 추억의 진주남강 (남강수)

1. 날 두고 가시긴가요 (이미자)
2. 오늘도 내일도 (문주란)
3. 내 님은 신사라야 (김상희)
4. 보내놓고 울었오 (조미미)
5. 능금이 익을 때 (문주란)
6. 밀월 (이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