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블로그에서 옮겨온 노래 이야기

동방성애 - 감꽃이 필 때까지(鄭斗守 작사 徐永恩 작곡/ 1967 신세기 가-12166)//정완영(鄭椀永), 송수권(宋秀權) 시인의 '감꽃'..아~그대는 정답게도 말했지 감꽃이 필 때까진 고향에 가자고~

고향모정 2024. 5. 25. 14:07

2016.05.28

 

감꽃


바람 한 점 없는 날에 보는 이도 없는 날에
푸른 산 뻐꾸기 울고 감꽃 하나 떨어진다.
감꽃만 떨어져 누워도 온 세상은 환하다.

울고 있는 뻐꾸기에게 누워 있는 감꽃에게
이 세상 한복판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여기가 그 자리라며 감꽃 둘레 환하다.

 

- 정완영(鄭椀永) 시인의 '감꽃' 전문

 

1919년 경북 김천 출신의 시조시인으로 아직까지 생존해 계시는 白水 鄭椀永 시인의 <감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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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덧붙이는 글]

이  글을 포스팅한 뒤 3개월 후인 2016년 8월, 선생님의 부음을 접했습니다. 삼가 老詩人의  극락왕생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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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다른 '감꽃' 시 한 편...

지난 4월 4일, 우리 나이로 일흔일곱(1940년 전남 고흥 출생)에 타계하신 <山門에 기대어>의 詩人 宋秀權 선생님의 詩 <감꽃>입니다.

 

밝은 햇빛 속에

또록또록 눈을 뜬 감꽃이 지고 있다.

아이들 두셋이 짚오리에

타래 타래 감꽃을 엮어 목걸이를 꿰면서

돌중 흉내를 내고 있다.

감꽃 속에 까치발 뒤꿈치도 묻히는 게 보이면서

또랑또랑한 목소리도

크림색 밝은 향기에 실리면서

오월의 햇빛 속에

또록또록 눈을 뜬 감꽃이 지고 있다.

 

감꽃 줍는 애들 곁에서

하나 둘 나도 감꽃을 주우면서

금목걸이를 목에 두를까

금팔찌를 두를까

능구렁이 같은 나의 어두운 노래 끝도

실리면서

밝은 햇빛 속에

또록또록 눈을 뜬 감꽃이 지고 있다.

 

 - 宋秀權 시 '감꽃' 전문

    

서정적 자아를 노래하는 송수권의 시 '감꽃'

 

 벌써 감꽃이 다 지고 말았다. 더운 날씨 탓인지 올해는 다른 해보다 유난히 빨리 져버린 것 같다.

감꽃은 내게 유년 시절로 되돌아 가는 타임머신이다.

어린 시절, 내가 살았던 시골집에는 500여 평이 넘는 텃밭이 있었다.

그곳엔 높이 20~30m에 가까운 거대한 감나무 수십 그루가 서로 어깨를 부딪치고 살을 맞대며 살아가고 있었다.

 

5월 중순이면 감나무들은 은밀하게 수 백, 수 천의 감꽃 송이를 피워내곤 했다.

감꽃이 땅에 떨어지면 주워 목걸이를 만들어서 동네 친구들과 소꼽장난을 놀았다. 난 노상 포도대장 역할을 맡았다.

 

마을 사람들은 그걸 보고 시큰둥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저 녀석은 포도대장이 될랑개비시."

그분들의

말마따나 난 마침내 포도대장이 되었다. 세상에 널려 있는 온갖 과일 중에서 포도라면 사죽을 못 쓰는

포도대장이 된 것이다.

 

...그렇게 감나무는 얼치기 유목민을 자처하며 살아온 내게 고향집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그리고 감꽃은 내 어린 날의 추억의 시렁 가장 웃자리에 놓인 꽃이다.

감꽃은 내 서정적 자아를 길러준 유모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옮겨온 글- 출처] 한국현대시... 김준태/ 감꽃|작성자 헌책

 

東方星愛- 감꽃이 필 때까지

鄭斗守 작사 / 徐永恩 작곡

 

1.

감꽃이 필 때까진 고향에 가자고

바닷가 언덕에서 너는 말했지

그러나 지금은 감꽃이 져도

서러운 사연만을 안아본 마음

그대는 정답게도 말했지

감꽃이 필 때까진 고향에 가자고

 

 2.

감꽃이 필 때까진 열매를 맺자고

못다 한 사연일랑 그때 하자고

그러나 이제는 감꽃이 져도

쓸쓸히 맹서만을 담아본 마음

그대는 몇번이나 말했나

감꽃이 필 때까진 열매를 맺자고

(1967 신세기 가-12166) 남석훈, 동방성애 외- 서영은 작곡집

 

Side 1

1. 남쪽 길 /남석훈

2. 무슨 죄로 울어야 하나 /양혜자

3. 비 오는 밤에 /동방성애

4. 장기태풍 /봉봉

5. 영점에선 그림자 /이선희

6. 말 없이 가련다 /남석훈

 

Side 2

1. 감꽃이 필 때까지 /동방성애

2. 아줌마집 /남석훈,봉봉

3. 북한강 /양혜자

4. 떡거머리 총각들 /봉봉

5. 황혼 /동방성애

6. 사랑은 낙엽처럼 /이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