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블로그에서 옮겨온 노래 이야기

비둘기자매 - 댕기를 풀어놓고(김진경 작사 나음파 작곡/ 1965 아세아 AL.66).. 댕기, 너무 대롱대롱 흔들리다가 마음이 달뜨기 쉬웁습니

고향모정 2023. 11. 12. 15:54

2015.01.23

 
"반짝이는 별빛 아래 소곤소곤 소곤대던 그날 밤
손가락 걸며 변치말자고 댕기 풀어 맹서한 님아~"
 
"별빛도 소곤소곤 소곤대던 그날 밤
옥수수 밭고랑에 남모르게 숨어 앉아
댕기를 풀어놓고 맹서한 사람~"
 
바람난 처녀와, 바람난 총각의 행동이 극명히 대비되는
장면이 떠오르는 두 노래의 가사 첫 구절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남인수 선생님이 불러 크게 히트했던
‘무너진 사랑탑’의 아가씨는 스스로 댕기를 풀어 貞操까지
바치고도 고무신을 거꾸로 신은 케이스이지만,
비둘기 자매의 ‘댕기를 풀어놓고’의 純情處女는 댕기를 풀면서
“내가 책임질께”라고 귓불에 대고 속삭이던 남자에게 貞操를
빼앗기고 나서 버림받은 뒤에 우는 애잔한 슬픔이 배어있는 노래입니다.
 
소설가 孫素熙 선생님의 소설 ‘南風’에서 댕기를 맨 처녀들에 관한
다음의 묘사가 위의 두 노래 가사에 있는 꽃다운 芳年 나이인 處女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계집애들은 남치마에 빨간 저고리를 입고
머리태를 앞으로 돌렸는데,
커다란 검정댕기가 머리태를 가리우고 있었다."
 
 
댕기... 그 女性性,
그리고 貞操를 보증하는 이 순결한 표징(表徵)에
대한 다음의 아포리즘을 소개합니다.
 
女性의 處女性은 댕기와 함께 사라졌다.
댕기,..
그것은 舊世紀 女性들의 망명정부의 하늘에서
나부끼는 깃발이다..
-李御寧, 한 마디 말의 마지막 意味-
 
삼단 같은 머리에 다홍빛 댕기가 고추처럼 열렸습니다.
물동이 물도 가만있는데 댕기는 왜 이렇게 흔들리나요,
꼭 쥐어야지요. 너무 대롱대롱 흔들리다가 마음이 달뜨기
쉬웁습니다.         
-李箱, 女像-
 
 

비둘기姉妹 - 댕기를 풀어놓고 
金振京 作詞; 羅音波 作編曲
 
1.
별빛도 소곤소곤 소곤대던 그날 밤
옥수수 밭고랑에 남모르게 숨어 앉아
댕기를 풀어놓고 맹서한 사람
지금은 어데 가고 나만 외로히
옥수수 가지 잡고 몸부림치나
 
2.
실버들 하늘하늘 하늘대던 그날 밤
방앗간 뒷전에서 정다웁게 손을 잡고
물소리 들으면서 속삭인 사람
그때는 언제였나 흘러간 시절
실버들 가지잡고 추억에 우나
 

   (1965 아세아 AL 66) 최정자 (머슴의 딸), 비둘기자매, 오은주 외
 

Side A
1. 머슴의 딸 (최정자)
2. 별은 살아있다 (최정자)
3. 광주역의 밤비 (비둘기자매)
4. 찢어진 사진 (최정자)
5. 댕기를 풀어놓고 (비둘기자매)
6. 낙동강 강바람 (비둘기자매)
 
Side B
1. 엄마엄마 돌아와요 (오은주)
2. 우리아빠 운전사 (오은주)
3. 항구의 심청이 (최정자)
4. 첫사랑 금반지 (비둘기자매)
5. 가시지마오 (최정자)
6. 딸의 편지 (홍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