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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李庭玟)- 그대를 보내고 (1966 콜럼비아 UL-1013452)/ 차도균 - 꽃잎에 새긴 사랑 (1968 신세기 가-12228).. ..가을이 오면 언제나 떠오르는 노래 한 곡

고향모정 2023. 10. 4. 21:00

<2009.03.16>

그대를 보내고..

제가 ‘李庭玟’ 님의 노래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그대를 보내고

황우루 작사 작곡  

이정민 노래 

 

1.

그대를 멀리 보내고

그대를 잊으려 울었네

그대를 보내는 서러운 내 마음

남몰래 숨어서 울었소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밟으며

흘러간 옛날을 그리는 내 마음

이 밤도 그대여 안녕히

 

[대사]

아, 나 여기 조그마한 돌이 되리라.

영원히 차디찬 돌이 되리라..

 

2.

그대를 멀리 보내고

그대를 위하여 울었네

영원히 떠나간 그대의 행복을

눈물을 삼키며 빌었소

내 사랑 아름다운 그대여 잘 가오

세월이 흘러도 그대는 내 사랑

잘 가오 그대여 안녕히

 

고향모정 (2009-03-16 23:07:51)
국군의 방송을 진행하던 아나운서 출신인 이정민님은 '네잎 크로바'로
유명한 이규항님보다도 앞선 선배로 우리나라 최초의 아나운서 출신의 가수였었지요.
아나운서 출신답게 곡을 읽어(부른다는 표현보다 더 나을 것 같아서...) 내리는
이 분의 노래는 그 어떤 다른 가수와 비교해도 결코 비교되지 않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경지에 이른 가수였습니다.
그런 중에서도 만약에 ‘노래 속에 臺詞(대사)가 들어가는 노래’가 있다면 이 노래는
말하지 않아도 굉장한, 정말 이 분의 장점을 십분 살린 노래가 되었겠지요?...
(아닌게 아니라 제가 중학교에 들어간 뒤 맨 처음 이 노래 -그대를 보내고- 를 들었을 때,
이 분이 읊조리는 曲 中 臺詞는 그야말로 [전율~!], 그 자체였습니다.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

이 노래 말고도 이 음반 3번 트랙에 실려 있는 이정민 님의 첫 취입곡이라 할 수 있는
'먼 산울림 먼 산울림 소리쳐 보면~' 산 메아리가 시원하게 대답할 것 같은 <먼 산울림>..,
나중에 김상진이 리바이벌해서 부른 ‘비오는 어느 날 밤 고향길 밤차에서~’로 시작하는
<어느 여인에게>.., '정이 들어 울었네 그리운 첫사랑 ~' 배호가 부른 <마음의 그림자>..,
‘가족도 못 데리고 북에서 왔우다~’의 <北에서 왔우다>... 등 그가 부른 정말 아름다운
많은 노래가 새삼 떠오르는군요.

專門家 (2009-03-16 23:54:20)

이 노래는 원곡 가수인 "이정민"의 노래보다도 1968년 가을에 "차중락"이 죽고난 후
1969년초에 "차중락"의 사촌형인 "차도균"이 리바이벌하여 크게 히트하였지요.
"차도균"은 음색이 "차중락"과 흡사하여 당시의 애청자들이 "차중락"이 살아 돌아온 줄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가사는 조금 개사 되어서
1.바람에 날리는 꽃잎처럼 쓸쓸히 가버린 너의 모습
그리워 흐르는 뜨거운 눈물 아 ~ 가슴을 울리네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밟으며
흘러간 옛날을 그리는 내 마음 아 ~ 그대 안녕히

마치 죽은 "차중락"을 그리며 부르는 노래 같기도 했지요

고향모정 (2009-03-17 00:32:02)

먼저 차도균님의 <꽃잎에 새긴 사랑>의 가사를 적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저도 차도균의 음색을 좋아해서 이 노래 뿐만 아니라 그가 주로 부른 번안곡들을
많이 따라 부른 기억이 있습니다.
그 시절, 차도균의 <꽃잎에 새긴 사랑>을 듣고서도 저는 원래 이 노래를 부른
이정민을 떠올렸습니다.
오리지널을 신봉하는 원칙주의자로서의 자세도 있었겠지만 맨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의 그 황홀(?)함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고향모정과도 친분이 있는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님이
이정민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올려 놓은 글이 있기에 이 곡에 붙여서 소개합니다.
다음은 글의 全文입니다.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아나운서 출신 가수 제1호 이정민(Ⅲ)
‘국기에 대한 맹세’로 친숙한 목소리

소설 ‘머나먼 쏭바강’‘하얀 전쟁’‘푸른 옷소매’의 배경이 되었던 베트남전, 이 열대나라에서

펼쳐진 파월장병들의 전투는 그야말로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오죽하면 ‘베트남에 가려면 별을 달고 가든지 치마를 입고 가라.’는 속어까지 나왔을까.
당시 파월장병들에게 가장 인기 있던 노래 가운데 하나가 바로 ‘향수에 웃자’이다.
그만큼 향수 또한 깊었던 탓이다.
‘전우야 굳세게 싸워 이기자/고향이 그리울 땐 하늘을 보고/사랑이 보고플 땐 편지로 쓰며/

먼 하늘 정글에서 향수에 웃자.’(남국인 작사, 백영호 작곡, 이정민 노래,1967년)

더구나 이 노래의 주인공인 가수 이정민씨가 직접 방송요원으로 함께 파월되어 근무하게 되자

장병들 사이에서 더욱 애창되며 한껏 사기를 드높이기도 했다.
이후 국내로 복귀한 이정민씨는 국군방송 아나운서 실장 겸 보도부장을 역임했다.
‘젊고 패기에 찬 영원한 청년방송’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그러했듯 국군방송 전파에 청춘을 실어보낸 그는
2001년 3월, 정년퇴임할 때까지 33년 동안 방송을 위해 근무한 공로로 녹조근정 훈장을 받았다.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목소리는 ‘국기에 대한 맹세’가 그렇듯 국민 대다수가
쉽게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하다.
하지만 그가 불렀던 노래들은 세월 따라 묻혀져 어느새 낯설어졌다.

‘아나운서 겸 가수’, 이 두 가지 활동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나운서는 미성이어야 했고 반대로 가수는 개성이 강해야 했다.
그 시절이었던 탓에 그는 목소리 관리를 위해 평상시에도 절대 큰 소리로 말하지 않았다.
때문에 팬들 입장에서 무대에서의 ‘열창’을 기대한다는 것은 한편 무리였을 터.
더구나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남 앞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워 스스로 무대를 사양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정민씨가 발표한 노래 중에는 오히려 다른 가수에 의해 리바이벌, 히트한 노래가 많다.

‘그대를 보내고’는 차도균의 ‘꽃잎에 새긴 사랑’으로,‘마음의 그림자’는 배호의 목소리로,
‘어느 여인에게’ 또한 김상진씨에 의해 리바이벌되었다.

“아나운서였기에 가수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다만 당시엔 노래를 ‘악보 그대로’ 부르는 원곡주의자였기 때문에 테크닉을 전혀 구사하지 않았지요.
오히려 지금 다시 부른다면 노래의 맛과 깊이를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절도와 절제의 대명사,‘국기에 대한 맹세’의 빈 틈 없는 목소리가 한껏 감정을 담아 유행가의 자유분방한 가락에

실린다면 그 느낌이 어떻게 달라질까.

 

 (1966 콜럼비아 UL-1013452) 황우루 작곡집

샘터에 걸터앉아(조애희)/키다리 미스터 김(이금희)/

먼 산울림(이정민)

 

Side 1
1. 샘터에 걸터 앉아(조애희)
2. 우리 함께 걸어요(조애희)
3. 먼 산울림(이정민)
4. 그대를 보내고(이정민)
5. 이 한밤을 그대 위해(조애희)
6. 둘이서 춤을(조애희,이정민)

Side 2
1. 키다리 미스터 김(이금희)
2. 둘이서 살짝쿵(이금희)
3. 석양의 언덕길(이정민)
4. 날씬한 아가씨끼리(이금희)
5. 밤길(이정민)
6. 아이 참 속상해(이금희) 

 

*[고향모정의 音盤評]

컬럼비아 레코드(Columbia Records)사는 원래 1888년에 설립된 미국의 대형 음반사로

일제 강점기 때 일본 컬럼비아레코드는 오케레코드와 태평레코드, 시에론레코드, 

리갈레코드 등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레코드사 중 하나입니다.  

광복 이후 1960년대 후반까지 다시 (한국)컬럼비아 레코드라는 이름으로

다수의 음반을 제작했던 이 회사에 관한 자료는 제가 알 길이 없지만 당시 작사 작곡을 겸했던

黃우루 선생님 등 역량 있는 가요계의 유명인사들이 다수 소속되어 있는 레코드社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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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균 - 꽃잎에 새긴 사랑

황우루 작사 작곡

 

바람에 날리는 꽃잎처럼

쓸쓸히 가버린 너의 모습
그리워 흐르는 뜨거운 눈물

아 ~ 가슴을 적시네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밟으며
흘러간 옛날을 그리는 내 마음

아 ~ 그대여 안녕히

 

꽃잎에 새긴 너의 사랑
바람에 날려 가버렸네
내 야윈 가슴에 새겨진 서러움
아~ 이 마음 울리네
태양이 사라지고 어둠이 밀리면
참았던 그리움 가슴을 울리네
아~ 이 밤도 안녕히~

 

(1968.12.30 신세기 가-12228) 황우루 작사 작곡집

꽃잎에 새긴 사랑(차도균)/인상파 미스터 김(이금희)

 

Side 1
1. 인상파 미스타 김(이금희)
2. 여군 미스 리(이씨스터즈)
3. 안개짙은 새벽거리(명애순)
4. 키다리 미스타 김(경음악)
5. 이국만리(이광일)
6. 하루에 한번은 싫어요(이금희)

 

Side 2
1. 꽃잎에 새긴 사랑(차도균)
2. 어디에 계십니까(경음악)
3. 단발머리 미스 리(이광일)
4. 그대와 둘이서(차도균)
5. 꿀맛(이금희)
6. 푸른 강물 돛단배(이씨스터즈)

 

*[고향모정의 音盤評]

新世紀레코드社가 1968年 年末에 제작해 69年 初, 市販에 들어간

12인치 LP로 黃우루 선생님이 작사 작곡한 노래만 모아놓은 컴필레이션 음반입니다.  

황우루 선생님이 지은 제목과 노래말 가사를 보면

젊은 여자를 `Miss`, 젊은 남자를 `Mister`라고 부르는 경향이 많은데

이 英語 號稱은 일제 강점기부터 주로 歌手 藝名에 붙여 미스 조선, 미스 코리아,

미스 리갈, 미스터 콜럼비아 등으로 즐겨 사용해 오다가 광복 후에는 한동안 藝名에서 사라졌던

이 號稱이, 1950年代를 거쳐 60年代로 오면서 孫夕友, 黃우루 선생님 등

가요계의 著名人士들이 노래 제목이나 가사에 다시 즐겨 사용하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