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블로그 가요114 시절 노래 이야기

雨水 절기에 듣는 노래 <雨愁>..南珍 - 雨愁,(1967 지구 LM-120205) 형수를 사랑한 아픔의 雨愁, 맺지 못할 인연에 가슴 아파 우는 憂愁..

고향모정 2024. 2. 19. 20:54

2017.02.18

고향모정 (2009-02-20 00:29:23)

雨水, 형수를 사랑한 아픔의 雨愁

 

여기 釜山은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아니, 이 글을 쓰는 사이 벌써 어제가 되었군요, 어제~!...)
저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존경하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마지막 가시는 前 날,
여기 釜山과 더 남쪽 지방인 濟州島 등 몇 몇 지역을 빼 놓고는 오늘은 눈이 내리던군요..
해마다 오는 雨水 節期면 글자 그대로 이렇게 오묘하게도 어김 없이 베푸는 自然의 理致
(자연의 섭리攝理라고 해야 뜻이 맞나요?)에 탄복합니다.

밑에 있는 이 글은 지난 우수 날인 18일, 가요114의 사랑방 좌담회 가요방에 올린 글인데
올려 놓고 보니 거기 보다 여기에 올리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늦었지만.. 그날 쓴 글 그대로^^...

------------------------------------------------------------------------------

雨水, 형수를 사랑한 아픔의 雨愁
2009/02/18

오늘은 雨水...,

해마다 우수 경칩이 지나면 겨우내 꽁꽁 얼었던
지금은 가볼 수가 없어  더욱 서럽고 아름다운
저 大同江물도 이 날이 지나면 서서히 풀린다는데,

그렇지만 형수(兄嫂)를 사랑한 내 아픈 이 마음 속의
저 <雨愁>는, 우수 경칩이 다 지나가도 그 언제나 풀리려는지...

 

南珍 -  雨愁 (영화 兄嫂의 주제가)

鄭斗守 作詞/ 朴椿石 作曲

(1967 지구 LM-120205) 우수, 만종 /박춘석 작곡집


1. 맺지 못할 인연일랑 생각을 말자
  마음에 다짐을 받고 또 받아
  한 백번 달랬지만 어쩔 수 없네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할
  그대 모습 그려볼 때
  밤비는 끝없이 소리 없이
  내 마음 들창가에 흘러내린다

2.
맺지 못할 사랑일랑 생각을 말자
  아쉬운 미련만 남고 또 남아
  잊으려 했었지만 잊을 길 없네
  빗줄기 속에 추억 실어
  그대 이름 불러볼 때
  밤비는 끝없이 하염없이
  마음의 슬픔처럼 흘러내린다

 

이 노래는 ‘南珍의 南珍에 의한 南珍을 위한 映畵 형수(兄嫂)의 주제가’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이 노래가 우리 가요계가 가장 풍성하였던, 이른바 '歌謠의 時代'였던 60年代 중에서도 가장 頂點에 있던 60年代 後半을 대표하는 歌手이자 스크린의 청춘 스타였던, 南珍의 워낙이나 공전절후(空前絶後)한 히트곡이라서 관심을 갖다보니(사실은 지금도 노래방에 가면 꼭 찾는 저의 단골 레파토리 중의 한 곡입니다) 이 노래에 얽힌 사연을 조금은 압니다.
이 노래를 만든 鄭斗守, 朴椿石 두 분들은 60年代의 歌謠史를 이야기할 때면 꼭 거론해야 할, 이 시대를 歌謠의 黃金期로 이끈 아주 주요한 역할을 한 분들로 견인차(牽引車), 요즘말로 하자면 레커車였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우선, **님이 궁금해 하신 노래가 먼저냐, 영화가 먼저냐 하는 것에 대한 答을 하자면 同時, 즉 세임 타임이라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鄭斗守, 朴椿石 兩人의 콤비가 쏟아낸 그 수많은 曲들 중에서는 當代 최고의 가수 李美子가 부른 많은 영화주제가가 있었지만 李美子는 영화에 출연하지 않은 순수 가수인 관계로 이 경우는 노래가 먼저냐, 영화가 먼저냐 라는 의문 부호를 달수가 있지만, 영화 ‘형수’의 경우는 李美子가 아닌 南珍이였기 때문에 영화와 노래가 동시에 나왔던 것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영화 ‘형수’는 대중의 기호와 관객의 취향에 철저하게 충실했던, 시대의 코드를 잘 읽는 멜로 영화와 코메디 영화를 80여 편이나 만들었다는 60년대를 대표하는 多作의 ‘이형표(李亨杓)’ 감독이 1967년에 만든 멜로 영화인데 ‘南珍’과 ‘高銀兒’가 悲戀의 주인공들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가슴을 태우는 시동생과 형수로 나오며, 형님 역 ‘南宮遠’, 아버지 역 ‘崔南鉉’, 어머니 역 ‘韓銀珍’, 또한 여동생 역에는 몇 년 뒤 별들의 고향에서 대배우로 떠오른 ‘安仁淑’ 등의 배우들이 조연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오로지 南珍의 인기를 등에 업고서 ‘白映湖’님과 함께 當代 최고의 영화 음악 작곡가로 군림하던 ‘朴椿石’님이 만든 탓으로 이 영화의 주제가인 <雨愁> 말고도 또 <마음이 고와야지>가 삽입곡으로 나왔다는군요. 

 

(1967 지구 LM-120205) 박춘석 작곡집/ 남진 영화주연 기념반

 

Side1
1. 우수/ 남진
2. 마음이 고와야지/ 남진
3. 만종/ 남진
4. 코스모스 연가/ 문주란
5. 고향으로 내려가야지/ 진송남
6. 추억의 진주남강/ 남강수

 

Side2
1. 날 두고 가시긴가요/ 이미자
2. 오늘도 내일도/ 문주란
3. 내님은 신사라야/ 김상희
4. 보내놓고 울었오/ 조미미
5. 능금이 익을 때/ 문주란
6. 밀월/ 이미자

 

 

[펌글] 이 노래에 대한 스토리가 있는 글입니다.
 

[문화] 작사가 정두수의 가요따라 삼천리

 형수와 시동생의 ‘맺지 못할 사랑…’ 밤비에 비유

(24) 남진의 ‘우수(雨愁)’

 

 1967년에 상영한 영화 ‘형수’에 출연했을 때, 가수 남진은 이미 스타가 돼 있었다. ‘가슴 아프게’를 비롯, ‘별아 내 가슴에’ ‘울려고 내가 왔나’ ‘사랑하고 있어요’ 등, 그의 노래가 잇달아 히트하자 모두 영화화되고 따라서 남진은 그 영화의 주연 배우로 나왔던 것. 그래서 영화에서 그는 주제가를 불렀다.

 

영화 형수의 주제가 ‘우수(雨愁)’ 또한 그랬다. 영화 형수에서 시동생 역 남진에게는 누나같이 따뜻하고 심성이 고운 형수가 있었다. 이 형수 역은 고은아 그리고 형님 역은 남궁원이었다.

 

부모님이 안 계시는 두 형제의 우애는 깊었다. 형님과 형수의 사이도 참으로 금실이 좋은 신혼부부. 두 형제와 형수는 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어느 날 형님이 참변을 당한다. 교통사고였다. 졸지에 남편을 잃은 형수는 그야말로 혼자 남게 된 젊은 과수. 시동생은 형수를 생각할 때마다 깊은 연민에 빠진다.

 

“형수가 과연 개가하지 않고 평생을 혼자서 살 것인가?” 그러기엔 형수는 너무 아름답고 젊었다. 시동생의 고민은 여기에 있었다. 아무리 형수가 시동생을 마치 친동생처럼 끔직이 사랑해 주었지만, 형님이 돌아가신 지금, 어찌 한 지붕 아래서 살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어느 날. 그날은 형님의 삼년 탈상이었다. 하루종일 비가 퍼붓고 있었다. 시동생은 집안에서 화초를 가꾸며 살아가는 형수에게 집에서만 계시지 말고 바깥 출입도 좀 하시라고 권한다. 하지만 형수는 웃기만 했다.

 

“제 성격이 그런걸요. 그러니 도련님께서는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시동생은 형수에게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용기를 내어 건의한다.

 

“형수님, 개가해 주십시오. 저는 형수님이 정숙하신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자 혼자서 평생을 이렇게 살아가실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제발 개가해 주십시오. 하늘에 계신 형님께서도 아마 그걸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부담되세요? 저는 형님이 돌아가셨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아직 한 번도 없어요. 항상 형님은 제 마음속에 살아 계시니까요.”

 

그랬다. 형님에 대한 형수의 사랑은 고귀하고 아름다웠다. 시동생은 고개가 숙여졌다. 이 얼마나 눈부신 마음의 사랑인가. 집에서 뛰쳐 나오다시피한 그는 밤비가 쏟아지는 거리를 방황한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퍼붓는 빗줄기. 그의 얼굴에는 빗물과 함께 눈물이 흘러내린다. 집에서 나올 사람은 바로 그 자신이었던 것... 

 

[가요 114의 사랑방 좌담회와 가요커뮤니티 하하호호에서 여러 회원님들과 나누었던 그 당시의 대화들은 다음블로그에서는 온전하게 올렸으나 이번에는 생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