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블로그에서 옮겨온 노래 이야기

태정 - 산딸기(전우 작사 김학송 작곡/1969 오아시스 SEL 1-654), 유정 시인의 시 [조그만 무덤 앞에].. 그 산딸기 따다가 그리움을 엮어서 보고 싶은 님에게 보내볼까나 ~

고향모정 2024. 6. 21. 00:48

 

2017.06.15

 

 산딸기가 한창 익어가는 이즈음이면 저는 부드러운 꿈결처럼 다가오는 노래 한곡과 그 노래 속의 산딸기를 워낙 좋아한 애들 엄마를 동시에 떠올립니다.

山村의 6월에 소 먹이러 가는 아이들 틈에 끼어 오른 산에서, 빨갛게 익은 산딸기를 가시에 긁혀가면서도 서로 먼저 따먹겠다고 아이들과 욕심 앞세우며 놀았던 그 시절에서몇 년 뒤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처음 들었던 이 노래 산딸기..  

 

 결혼을 한 뒤해마다 6월이 되면 아내는 산딸기홀릭에 빠져 산딸기를 사다 날랐는데(그 당시 산딸기는 거의 野生이었습니다비싼 가격에 그마저도 너 댓번 먹어봤을 뿐.., 저는 다른 쓸데없는 인스턴트 제품은 곧잘 사다 날랐지만 어릴 적 산딸기를 에서 으로 먹어봤던 그 경험 때문에, 아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산딸기를 제 돈으로 사는 일에는 퍽 인색했습니다.

 

  어느덧 太貞 님이 부른 <산딸기>를 따라 불러본 세월이 近 50年半世紀를 얼마 남겨 놓지 않고 있군요.

얼마 전 출가한 딸과 사위가 자주 들르는 근래 며칠 간저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저녁이면 집 앞 수퍼마켓에서 6,500원 짜리 스티로폼용기 포장 산딸기를 사고 있습니다.

그때의 6월에서 단 한 사람만 빼고 다 큰 어른이 된 아이들과 함께 먹는 산딸기..,

이 붉디붉은 열매에 담긴 저의 후회는 아내를 향한 진정한 丹心일까요?.. 애초 아내가 못난 저와 아이들에게 바친 鮮紅色 붉은 사랑을 미처 몰랐던 제 미안함을 어쩔줄 몰라하는 한가닥 치심(恥心) 때문이라는 말로 달리할 수 있을까요?...

 

전우 작사, 김학송 작곡

음원- 1969 오아시스 SEL 1-654

 

1.

빨간 산딸기 이슬에 젖었네

이슬방울에 그리움 맺혔네

하얀 조약돌 추억에 젖었네

추억 따라서 그리움 부르네

그 산딸기 따다가 그리움을 엮어서

보고 싶은 님에게 보내볼까나

빨간 산딸기 이슬에 젖었네

이슬방울에 그리움 맺혔네

 

2.

(1절과 가사 동일)

(1969, 오아시스 SEL 1-654) 장미의 눈물, 그대 그리워

 

1. 장미의 눈물(지영미)
2. 사랑할 때는(지영미)
3. 강촌에 살고싶네(나훈아)
4. 산딸기(태정)
5. 슬픈 목소리(나훈아)
6. 헤어져야 할 사람(원중)

 

7. 그대 그리워(서정아)
8. 가로등과 함께(서정아)
9. 사랑의 역사(유지성)
10. 사랑하는 까닭에(김하정)
11. 그대 떠나던 날(엄중석)
12. 세월은 흘러도(배성)

(1969, 오아시스 SEL 1-659) 이브의 추억, 쓸쓸한 크리스마스

 

1. 이브의 추억 (한진성)
2. 떠난 사람 (한진성)
3. 노을진 서라벌 (한진성)
4. 사랑했기에 (한진성)
5. 영산강 아씨 (사래성)
6. 연평도 아가씨 (사래성)

 

7. 쓸쓸한 크리스마스 (남진)
8. 언제부터 그랬을까 (이영숙)
9. 조약돌 사연 (나훈아)
10. 옥수수 익는 계절 (이영숙)
11. 즐거운 청춘산맥 (나훈아)
12. 산딸기 (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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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덧붙이는 글]

위 포스트를 작성한 2017년 6월 15일에서 7년이 흐른 2024년 6월 19일..

고향 선산으로 간 그곳, 아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는 그 자리에

아내가 참 좋아했던 산딸기가 한창 붉게 익어 있는 광경을 보고서 찍은 사진입니다.

한입 가득 먹음직스런 산딸기의 붉은 색깔에 영롱하게 반짝이는 그날의 그리운 丹心을

아직도 불러보는 나는 차마 맛있는 산딸기를 나혼자 먹는 죄스러움에

아내도 먹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줌 가득 아내에게 권하고서 내년에 또 오마 하고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詩] 조그만 무덤 앞에

 

흰 나무패 눈에 아픈
임자 무덤 앞에 손을 짚으면
잊은 줄만 믿었던
슬픔이 파도처럼 밀리어 오오

임자 하얀 손이 여기에 있소
임자 푸른 눈동자가 여기에 있소
되살아 오는 가지가지 말씀
몰래 홀로 앓다가
몰래 홀로 눈 감은
임자는 지금도
먼 파도 소리에 홀로 귀 기울이고 있소이까

수풀 속에 소소로이 흔들리는 들국화
들국화 들국화
시월달 산바람에 마구 휘불리우는
연보라빛 가녈픈 네 모습을
오오 누구라 마음하여 나는 불러 볼 건가

임자 앞에 꺾고저
이 산허리 어느 비탈 어느 그늘에나
구름처럼 들국화만 피어 있음에
난 다시금 눈물이 솟아... 뜨거운 눈물이 솟아...

흙내음새도 새로와 가슴 막히는
임자 조그마한 무덤 앞에 얼굴을 묻고
언제나
언제까지나 순결하리라 맹세하는
나요
유정이요

유정(柳呈, 시인 1922~ *생몰년도 미상)

1922년 함북 경성 출생.

일본 토오꾜오 니혼 대학 예술학부 졸업.

경성고보 재학 시절 문예지 『와까꾸사(苦草)』에 투고, 연속 최우수작으로 당선함.

시인 호리구찌 다이가꾸(堀口大學)의 서문을 받아 1941년 일본어 시집 『춘망(春望)』 간행.

1957년 시집 『사랑과 미움의 시』를 간행.

잡지·신문기자를 거쳐, 대학에서 일문학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