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5
잊혀진 가수 文聲男 선생을 아시는지요?
해방과 8.15를 노래한 가요를 찾다보면 문성남이라는 아주 낯선 이름의 가수가 등장합니다. <8.15 手帖>이 그가 부른 유일한 8.15 관련 노래인데 정작 이 노래를 아는 사람들이 많지가 않다는 것이 오히려 더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이 노래는 해방 공간에 이미 만들어진 '귀국선, 울어라 은방울' 등의 노래보다 훨씬 이후에 만들어진 관계로 당시에는 물론 그 이후에도 별로 이목을 끌지 못하였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문성남 선생의 또 다른 히트곡 ‘十里浦口’, ‘濟州道 밤배’가 1955년에, 비교적 알려진 노래인 ‘南江은 말이 없네’가 1956년에 발표된 것을 보면 아마 이 노래 <8.15 수첩>의 취입 시기도 이때 쯤이 아닐까 합니다.
이미 해방된 지 10년이 지났건만, 나라는 분단이 되어 6.25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루고 난 뒤 남과 북으로 더욱 고착화 되어가고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가렴주구는 날이 갈수록 더 기승을 부리는데, 그때 느꼈던 8.15 광복의 의미는 과연 진정한 해방의 기쁨으로 맞는 바로 그런 날이었을까요?
(노래 가사만 놓고 본다면 정말 기쁨 가득~ 어마무시 좋아서 미치겠는데 어쩌지요, 저의 이런 발칙한 상상이...)
문성남 - 8.15 수첩
1.
오양간에 송아지도 새 希望에 소리치고
종달새가 날아드는 녹두밭 건너
금순이도 이쁜이도 장쇠 누나도
그네 뛰며 불러주던 강남달 唱歌
아-아 그 누구가 8.15를 잊을까 보냐
2.
산마루에 구름장도 새 자유에 춤을 추고
물방아가 돌아가는 돌다리 건너
김서방도 박첨지도 똘불 엄마도
새 살림을 꾸며놓고 방아 찍던 날
아-아 그 누구가 8.15를 잊을까 보냐
3.
나루터에 쌍돛대도 새 感激에 활개치고
부엉새가 울어주던 酒幕집 건너
우물에도 빨래터도 배추 밭에도
아낙네들 웃음소리 즐거운 洞里
아-아 그 누구가 8.15를 잊을까 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