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3
... 꽃 지니 봄날은 어김없이 가는구나....
꽃 피는 4월은 어쩌자고 다시 돌아오는가!
모든 아름다운 것은
봉오리가 맺혀 막 피어날 때와
벌 나비 날아드는 한창 피어있을 때이지만
花無十日紅이라..
인생도 이와 같아서
달도 차면 기울 듯이
이 비 그치면 저 꽃 곧 落花되어 흩날리려니...
봄
-에드나 빈센트 밀레이(1892~1950)
4월이여, 너는 어쩌자고 다시 돌아오는가?
아름다움으로 족한 건 아니다.
끈끈하게 움트는 작은 이파리의 붉은 색으로
더 이상 나를 달랠 순 없지.
나도 내가 아는 게 뭔지는 알지.
뾰족한 크로커스꽃잎을 바라볼 때면
목덜미에 햇살이 따사롭다.
흙냄새도 좋다.
죽음이 사라진 것 같구나.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땅 밑에선 구더기가 죽은 이의 뇌수를
갉아먹는다, 그뿐인가.
인생은 그 자체가
無,
빈 잔, 주단 깔리지 않은 계단일 뿐.
해마다 이 언덕 아래로, 4월이
재잘거리고 꽃 뿌리며 백치처럼 온다 한들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4월은 어쩌자고 다시 돌아오는가!
아직도 솟는 눈물 마르기에는 꽃 피는 4월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잔인한 4월아! 백치 같은 4월아!
찢긴 우리 가슴 아물게 꽃으로 문질러다오!
<시인/ 장석주>
오리지널 SP음반 : 1954.9 유니버샬 P1002A/P1018B
남인수 (고향은 내 사랑) / 백설희 (봄날은 간다)
==>스크래치 잡음 관계로 아래의 SP추출 편집 10인치 LP음반에
수록된 음원을 올립니다.
1960 유니버샬 PL.0027 / 백설희 힛트선집
白雪姬 - 봄날은 간다
孫露源 作詞 朴是春 作曲
(음원- 1960 유니버샬 PL 0027)
1.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2.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3.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본래 3절 가사로 쓰여진 노래이지만 녹음시간 관계로
초판에는 1절과 3절 가사로 녹음되었으며
나중 재취입 했을 때 2절 가사를 넣어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