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블로그 가요114 시절 노래 이야기

송영란(宋映蘭)- "데이트와 시계" (1964 케네디 KL1001)..그랬더니 나를 보고 코리안 타임이라구요...Case갈이 시계 밖에 차지 못했던 한 젊은 淑女의 낭패감

고향모정 2023. 10. 2. 21:15

...한명숙과 송영란이 첫 콤비가 된 「데이트와 시계」(JFK, L12)가 나돌고 있다. 

송영란은 허스키 보이스의 매력있는 재즈싱거이며, 왕년의 코미디언 송달협(인기가수 송달엽의 誤記)씨의 딸이다.

--대한일보 64.8.6, 4면

宋映蘭 님의 "데이트와 시계"

코리안 타임...

이제는 시간을 지키는 淑女가 됩시다. 2005/07/15

 

... 파랑 우산 깜장 우산 찢어진 우산...  ...어쩌다가 시계가 고장이 나서...

제가 국민학교 3학년 때이던 1964년에 배운,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로 시작하는 동요 한 곡과

그 해 라디오에서 들었던 가요곡 중의 한 곡인 이 노래의 당당함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이른 아침의 비 오는 등교길에 아빠와 형, 누나, 언니, 오빠들에게 성한 우산을 빼앗긴 체

엄마가 안쓰럽게 쥐어준 '찢어진 비니루..비닐우산'을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듯 들고

종종걸음으로 학교로 가는 막내의 당당하고 건강한 발걸음 소리...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그이와의 데이트에, 약속 시간 보다 분명히 먼저 왔을 것이라고

예상하였을 그녀가 도리어 그이 보다 이~삼십 분이 더 늦었다니...

필시, 'Case갈이 시계' 정도 밖에 차지 못했을 이 淑女님의 낭패감이라니....

 

유쾌한.. 마음은 부자였으나 시절이 가난하였던 그 시절의 시니컬한 페이소스가 잔뜩 묻어나오는

맹랑(孟浪)한 노래인 윤석중 작사 이계석 작곡의 동요 <우산>과 이 노래 <데이트와 시계>는,

잘생긴 용모와 큰 키에 부드럽고 낭랑한 고음을 잘 구사해 특히 여성 팬들에게 인기가 높았다고 하는

원로가수이신 "송달협" 선생님의 어여쁜 令愛인 "송영란" 님이 취입, 이후 그녀의 대표곡이 되었습니다.

 

데이트와 時計

차진순 작사 전오승 작곡

 

1

오늘은 일요일 청명한 날씨

그 사람과 데이트를 약속 했지만

어쩌다가 시계가 고장이 나서

약속시간 이 삼 십분 늦어졌지요

그랬더니 나를 보고 코리안 타임이라구요

여보세요 그런 말씀 실례잖아요

이제는 우리들도 시간을 지키는

숙녀가 됩시다

 

2

오늘은 월요일 명랑한 날씨

그런데도 어제 일을 생각하면서

깔깔대고 웃으며 배꼽을 쥐고

웃다보니 이 삼 십분 늦었답니다

그랬더니 나를 보고 코리안 타임이라구요

여보세요 그런 말씀 실례잖아요

이제는 우리들도 시간을 지키는 숙녀가 됩시다

 

(1964.4. 케네디레코드 KL-1001) 한명숙,전오승,송영란 첫콤비

전오승 작편곡

 

(송영란)
1. 데이트와 시계
2. 기분은 마찬가지
3. 뻔딕이 장수
4. 엉뚱한 사나히
5. 나도 모르게
6. 돌아오는 봄에는

 

( 한명숙)
1. 사랑의 송가
2. 끝없는 여정
3. 센치멘탈
4. 청춘 교향곡
5. 혹시나
6. 팔당 뱃사공

 

제가 한창 가요114 사랑방좌담회에 출입하던 2005년에 그곳에 소개한

노래입니다.

제가 어렸던 시절에 경쾌한 폴카風 멜로디에 재미있는 가사가 있는

이 노래를 무척 흥겹게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송달협 선생님의 미성을 좋아하시던 저의 아버님께서 아버지와는

달리 목소리가 허스키한 따님의 참 명랑하고 의미 있는 노래를

무척 즐거워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나무위키] 우산(雨傘)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1948년 원래가사) 파랑 우산 깜장 우산 찢어진 우산
(변경된 가사) 빨간 우산 파란 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길에 우산 세 개가
이마를 마주대고 걸어갑니다

윤석중 작사/이계석 작곡
동요 우산 (1948).

찢어져서 우산이라고 할 수 없는 무언가를 쓰고 학교로 가는,
현재로서는 다소 동심파괴적인 요소가 당시 시대상을 보여준다.
이 동요는 원곡과 우산 색깔만 다른 변형곡으로 불리는 경우가 잦다.

1928년작의 우산 셋이 나란히는 현재 우리가 아는 동요 우산과
멜로디도 다르고 가사도 약간 다르다.

이슬비 나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파란 우산 깜장 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길에 우산 세이요
이마를 마조대고 걸어갑니다

윤석중 작사/윤극영 작곡,
동요 우산 셋이 나란히 (1928)

----------------------------------------------------------------------------------------------------

선학산 (2009-05-22)

고향모정님, 참 오랜만에 들어 보는 귀한 곡입니다.

저도 이 곡을 60년대 중반 라디오로 듣곤 참 재미있는 노래라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약속시간 2~30분 늦는 건 당연시 하던 시절이었구요.

저는 중3 때 아버지의 손목시계를 받았는데 어찌나 좋던지 학과시간 중에도

시계 보느라 정신 없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해설중에 "시계 케이스 갈이"란 단어가 왜 이렇게 반갑나요.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이 곡은 송영란씨 말고도 그 누군가 불렀던 것 같은데...

모정님 귀한 곡 감사히 잘 들을게요. 좋은 밤 되세요.

 

고향모정 (2009-05-23)

선학산님. 장모님 건강 문제 때문에 정말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작년 부산 모임에 오셨을 때에도 장모님을 뵈러 가신다고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시던

두분의 기억이 납니다.

진정으로 전력을 다해 빙모님을 모시는 그 마음에 저도 깊은 감명을 받습니다.

부산말로 '케스가리'라고 하던 名品(?)시계를 찼던 사람들과 국제시장 시계 골목의

그때의 그 광경이 지금도 눈앞에 선연히 떠오르는군요..

송영란 여사님이 부른 이 노래 "데이트와 시계"는 나중에 김상희 누님이 불렀는데

저는 영~...(김상희 누님은 '처음 데이트'가 딱~) 오셔서 반겨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專門家 (2009-05-22)

고향모정님!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어느덧 한주의 끝자락인 금요일이 되었군요.

오늘은 샐러리맨들이 가장 좋아하는 날이라고 하지요..

오늘 좋은 노래 올려주셨네. 그 옛날 '60년대에 즐겨듣던 노래였지요.

덕분에 무척 오랜만에 "송영란"의 "데이트와 시계" 즐겁게 잘 감상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케네디" 레코드 라는 회사도 있었지요^^

 

고향모정 (2009-05-23)

존경하는 전문가 형님..

우리 歌謠史에서 60年代를 저는 감히 '골든 에이지'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물론 가요를 연구하는 많은 분들이 저마다의 보는 취향에 따라 약간의 상이점은 있겠지마는,

관련책자나 자료를 통해서 아마 대다수의 가요평론가들은 1964년을 명실공히 우리 가요계가

새로운 시대의 지평을 연 해(年)라고 하는데는 거의가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1964년... 비록 '코리안 타임'이라는 오해가 생겨났어도 '케스가리 시계'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상대방을 기다려줄 줄 아는 미덕이 있었고, 가난해도 결코 주눅들지 않던 그때 그날의 그 건강하던 정신이,

요즘 외화내빈 겉멋에만 빠져있는 시대와는 극명한 대비가 되니 새삼 마음이 부자였던 저 시절이 부럽기만

한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그 때가 정말 그립습니다....

 

대청 09.05.23. 09:12

모정아우님!얼마만에 들어 보는지 까마득 하군요..

모정이 아니면 도저히 들어볼수 없는 노래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고향의 모정 09.05.25. 19:45

형님. 저도 케스가리 시계 하나 차 보는 것이 소원이던 시절이 한때 있었습니다.

오셔서 과찬의 말씀으로 맞아주신데 대해 고마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yw^^* 09.05.24. 09:24

참 오래된 노래죠````대사가 재미있습니다.ㅎㅎ

 

고향의 모정 09.05.25. 08:48

yw님.. 저는 이 노래의 가사도 물론 재미가 있지만은 우리들에게 주는

계도성(啓導性) 메시지가 더 멋지다고 봅니다.

시계는 비록 고물이지만 핑계를 대지 말고 시간은 꼭 지켜야한다는...

 

cr 09.05.25. 10:13

이 노래가 오래도록 유행했었나봐요..저도 이 노래를 아는 것 보면..

멜로디도 경쾌하고 재밌는 로맨스 노래라 많이 따라 불렀어요..

자세한 설명함께 해주셔서..더욱 감사드려요.. 

 

고향의 모정 09.05.25. 19:56

반가운 cr님이 오셨는데 제가 어쩌다가 시계가 고장이 나서

약속 시간 이 삼십 분 늦어졌습니다.

아침에 쓰신 글, 지금 막 읽고 바로 쓰는 글인데도

어차피 코리안 타임이 되었군요.

그렇지만 이제라도 왔으니까 면(免)실례.^^...

 

천지 09.05.25. 20:58

모정님! 저는 잘 모르는 노래이지만

추억이 물씬 풍기는 노래이면서...멜로디가 심플하면서도 경쾌합니다^^

 

고향의 모정 09.05.26. 08:46

천지 아우님.. 날이 갈수록 우리들 인연이 참 진실되고 좋은 만남이었다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네요.

제가 맨처음 중국으로 가던 바로 전날, 반여동 석대다리 밑에서 맛있는 단고기(香肉)로

같이 점심을 먹었던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늘 고마워합니다^^...

 

sj 09.05.25. 21:09

앙~~ 첨듣는 노래야용~~~

아니... 다시 듣다보니 들어본 노래같기도 하공~~

암튼 시간들 잘 지키세욧~~~!!1^^

 

고향의 모정 09.05.26. 09:01

sj 아우님이 처음 듣는 노래가 있다니...

하기야 이 노래가 한창 방송을 타던 60년대 중반이면 그때 아우님은

'새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를 부르던 코흘리게 ㅎㅎ...

지금은 고장난 시계로 낭패를 보는 저 淑女처럼 케이스갈이 시계를 차는 사람은

아예 없을테니까 이제부터라도 아우님의 시간을 잘 지키자는 말씀에는 전적으로 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