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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옥 - 양단 몇 마름.. 시집 올때 가져온 양단 몇 마름, 만져만 보고 펼쳐만 보고...

고향모정 2023. 10. 19. 22:45

시집 올때 가져온 양단 몇 마름..만져만 보고 펼쳐만 보고...
2005/03/26
 
다시 정태춘.박은옥의 [92년 장마, 종로에서]
박은옥의 정갈한 목소리에 실려오는 양단 몇 마름..
바로 우리네 어머니들의 이야기 입니다.
앨범의 A면의 첫 번째 트랙에 실려 있는 이 앨범의 타이틀곡.
 

제목 :양단 몇 마름
가수 :박은옥
앨범 :정태춘 6집 - 92년 장마, 종로에서

1.
시집 올 때 가져온 양단 몇 마름
옷장 속 깊이깊이 모셔 두고서
생각나면 꺼내서 만져만 보고
펼쳐만 보고 둘러만 보고
석 삼년이 가도록 그러다가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하고
만져 보고 펼쳐 보고 둘러만 보고

2.
시집 올 때 가져온 꽃신 한 켤레
고리짝 깊이깊이 모셔두고서
생각나면 꺼내서 만져만 보고
쳐다만 보고 닦아도 보고
석 삼년이 가도록 그러다가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하고
만져 보고 쳐다 보고 닦아만 보고
만져 보고 펼쳐 보고 둘러만 보고

작사:정태춘/작곡:정태춘
 

(1993,삶의 문화)  정태춘.박은옥 - 92년 장마, 종로에서

작사 작곡 정태춘

1. 양단 몇 마름 (2:22)
2. 저 들에 불을 놓아 (4:58)
3. 비둘기의 꿈 (4:37)
4.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4:47)
5. 비둘기의 꿈(경음악) (4:37)

1. 사람들 (7:00)
2. L.A. 스케치 (4:22)
3. 나 살던 고향 (4:10)
4. 92년 장마,종로에서 (5:48)
 

 
 

h****;
능선따라 진달래 꽃불 활활 타던 봄이면
비취빛 께끼치마저고리 곱게 차려입고,
쪽머리에 은비녀 단장하고 화전놀이 가시던 어머니,
이제는 늙으셔서 그 귀엽다던 막내딸집에도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이쁘니까요)
안오시니....세월은,
진작 이 노래 알았으면 많이 들었을텐데요.
모정님 덕분에 오늘도 좋은 곡을 듣고 갑니다.
 
h***;
정말 이런 정도의 노랠 어떻게 첨 들었을까요??
박은옥도 너무나 좋아하는데...
또 길들여진 노래만 들었구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남자보단 여자가 들어서 더 아픈 노랠거란 생각이 듭니다.
많이 감사합니다.
 
a****;
그렇습니다^^
허긴 만져볼것도 둘러볼것도 펼쳐볼것도 없었던
그런 사연도 많았을테지요^^
 
고향의모정;
h****님.
멀지도 않은 바로 한 세대 전, 우리들의 엄마가 시집 올 때 가져온
혼수감으로 당신의 나들이 치장 옷(경상도 말로는 '가름 옷')도
제대로 못해 입으시던 것을 나도 울 엄마를 통해서 보았습니다.
...서럽고 울울(鬱鬱)도 해라. 女人의 슬픔이여... 지어미의 삶이여.....
h***님.
이 노래는 정태춘 님의 데뷔 時點 頃인 1973년에 만들어 놓고, 5년이나
흐른 뒤인 '78년에 자기가 직접 불렀던 노래입니다마는,
그 당시 서슬 퍼런 유신 통치 말기의 시대 상황에 시의(時宜)가 맞지
않았는지 그리 알려지지 않은 체로 있다가, 부인인 박은옥 님의 재취입
이후에야 비로소 빛을 본 곡입니다.
그후 1세대 3대 저항 포크 송 가수로 부산 구포가 고향인 양병집 님도 레코드 녹음을 했는데 이 버전도 제법 알려져 있습니다.
가사를 따라가노라면 저절로 울컥해지는 이 노래는
지금 부터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고통과 질곡 속에서 살아왔던 여인들의 恨...
그 恨들을
아프게 그저 망연히 바라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던
정태춘 님의 인간적인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a****님.
"울 수 없는 현실이 두려워 서둘러 웃는다" 라고 했다는 어느 석학(碩學)의
페이소스가 문득 떠오릅니다.
자주 뵐 수 있어서 살갑게 인사를 드릴 수가 있군요.
좋은 봄날과 동무 하시길^^*